그냥 봐도 정말 재밌는 NBA, 경기장 밖에서 떠도는 여러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나면 더욱더 NBA를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준비한 코너가 루키피디아다. 이번 시간은 올-NBA 팀 진입과 전국 중계 스타 선수 출전 관련 규정의 신설 이유인 로드 매니지먼트에 대해 알아본다.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의견 엇갈리는 로드 매니지먼트 논란 

‘로드 매니지먼트’란 선수가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관리 차원에서 경기에 결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도 이런 차원의 관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팀 던컨처럼 팀의 베테랑들을 빼고 경기에 임하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근래에는 카와이 레너드를 두고 많은 말이 나왔다. 

NBA의 티켓 가격은 절대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 빅매치의 경우 코트 근처의 앞자리 티켓은 한화로 백만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며 보통의 자리도 몇십만원을 지불해야 앉을 수 있다.

그런 돈을 지불하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그만큼 농구에 대한 애정과 선수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스타 A를 보기 위해 아버지와 농구장을 찾은 아들이 갑작스러운 A의 결장 소식을 접한다면? 억장이 무너진다.

로드 매니지먼트 논란이 불거진 대표적인 이유다. 과거에 비해 선수들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휴식을 주려는 구단의 의지가 더 커졌다. 선수들도 정규시즌 경기에는 무리해서 경기에 뛰려는 경우가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플레이오프 우승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시대에서 미래와 선수 생명을 보고 몸 상태를 관리해준다는 이야기를 논리로 반박하기는 힘들다. 선수 입장에서는 무리해서 뛰었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다음 협상에서 엄청난 금액의 연봉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무분별한 로드 매니지먼트로 인해 리그의 재미가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도 많다. 우승을 다투는 강팀들의 경기라도 스타가 갑작스럽게 결장한다면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로드 매니지먼트 논란과 스타들의 관리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현재까지도 많은 의견들이 공존한다.

백과사전 속 토막상식
로드 매니지먼트의 반대? NBA 연속 출전 기록 보유자는?

개근상 수상자가 점점 사라지는 NBA. 관리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선수들의 결장 횟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NBA에서 결장 없이 가장 꾸준히 경기에 나섰던 사나이는 누구일까? NBA 역대 최다 연속 경기 출전 기록 보유자는 레이커스와 피닉스, 댈러스, 마이애미에서 뛰었던 포워드 AC 그린이다. 

별명이 ‘아이언맨’이었던 그린은 NBA 커리어를 통틀어 정규시즌에 3경기만 빠졌으며 1986년부터 2001년까지 1,192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마라톤 같은 기록을 세웠다. 서울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시작해 시드니 올림픽이 막을 내린 후에도 그린의 경기 출전은 이어졌다.

현역 중에서 그린의 기록에 도전하는 사나이가 있다. 브루클린의 미칼 브릿지스. NCAA 시절부터 결장이 없었던 브릿지스는 NBA에서도 요즘 흔치 않은 개근상 단골 선수로 데뷔 후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446경기에 연달아 나왔다. 트레이드로 시즌 도중에 팀을 옮긴 지난 시즌에는 이례적으로 82경기가 아닌 83경기에 개근하기도 했다.

칼을 빼든 NBA

결국 스타 선수들의 결장이 잦아지고 빅매치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로드 매니지먼트는 NBA 흥행의 적이나 마찬가지다. 로드 매니지먼트에 대항하기 위한 대책을 계속해서 강구하던 NB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어워즈 수상자 자격을 얻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최소 경기 신설이다. 이전까지는 적은 출전 경기에도 올-NBA 팀 입성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65경기 이상 출전해야 한다. 65경기는 정규시즌 82경기 중 4/5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 시즌 기준으로 올-NBA 팀을 봤을 때 퍼스트, 세컨드, 써드 팀 15명 중 65경기를 채우지 못한 선수는 5명(야니스 아데토쿤보, 스테픈 커리, 지미 버틀러, 르브론 제임스, 데미안 릴라드)이나 됐다.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면 수상 판도가 완전히 바뀌는 상황이다. 간신히 커트라인을 넘은 선수도 적지 않았다. 

선수들이 수상 트로피를 크게 의식한다면 65경기 출전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로드 매니지먼트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를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올 시즌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경기 수가 모자라 올-NBA 팀 입성이 좌절될 선수들이 존재한다. 

로드 매니지먼트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주 의견이었던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어떤 이는 70경기, 75경기까지 출전 경기 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65경기 출전 규정은 조엘 엠비드의 백투백 MVP 도전과 관련해서 시선이 더 집중되기도 했다. 

시즌 초부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엠비드는 MVP 후보 1순위로 거론됐는데, 수상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다른 선수보다 본인의 결장 횟수가 될 가능성이 컸다. 엠비드가 장기 이탈하기 전까지 그가 65경기를 과연 채울 것인지 많은 이목이 쏠렸는데, 안타깝게도 반월판 파열 부상을 입으면서 엠비드는 MVP 후보 자격도 얻지 못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엠비드가 65경기 출전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불안정한 몸 상태에서 경기 출전을 이어가다 큰 부상을 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 투표인단의 선택에 맡기면 되는 일을 굳이 65경기라는 숫자로 수상 자격을 제한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등장했다. 

65경기 출전 규정과 함께 NBA는 더욱 팬들이 많이 시청하는 전국 방송 중계 경기나 인시즌 토너먼트 경기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스타 선수의 기준을 정해 같은 팀에 스타 선수가 두 명 이상 있을 경우 동시에 휴식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3시즌 동안 올스타 혹은 올-NBA에 선정된 선수는 스타 선수로 분류된다. 한 번 위반시 1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2번에는 25만 달러, 3번 이상부터는 이전 벌금에 100만 달러씩 추가된다. 단, 35세 이상이거나 35,000분 이상 정규시즌에 뛴 선수,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합해 1,000경기 넘게 뛴 선수는 사전에 결장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사무국의 노력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시즌 대비 로드 매니지먼트에 의한 결장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다.

아담 실버 총재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여러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올 시즌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 수가 늘었다. 흥미롭게도 그 기간에 부상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실버 총재의 말처럼 NBA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스타 선수가 결장한 경기가 25%나 줄어들었고, 스타팅 선수 중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18% 감소했다. 

새로운 규정 도입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실버 총재는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로드 매니지먼트 논란을 줄이고 리그 흥행에 더 불을 붙이려는 사무국의 의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Talk Talk Talk
65경기 출전 규정에 대한 스타들의 말말말

찰스 바클리(TNT 해설가)
“65경기 출전 규정은 공정한 규칙이다. 난 70경기까지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맷 반즈(前 NBA 선수)
“어려운 문제지만 NBA가 (로드 매니지먼트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페이서스)
“65경기 출전 규정은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만 구단주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한다.”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게츠)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도 뭔가를 성취하고 싶으면 출전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