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전술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실제 코트에서 벌어지는 전술들을 모두 이해하기에 일반 팬들에겐 어렵고 낯선 부분들이 너무 많다. <전술 딕셔너리> 코너를 통해 실제 경기 장면을 살펴보면서 전술을 보다 쉽고 재밌게 파악해보자.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김태연의 실링 동작을 활용하는 신한은행의 오펜스

 

1. 실점 후 김지영이 빠르게 볼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오며 공격을 시작한다. 김태연 역시 하프라인을 넘어 따라오는 것이 보인다.

 

2. 김지영이 오른쪽 코너까지 드리블로 달려가 핸드오프 패스를 하고, 오른쪽 코너에 있던 김진영은 김지영의 핸드오프 패스를 받으며 올라온다. 피스톨 액션(pistol action)의 한 형태이다.

 

3. 핸드오프 패스를 받은 김진영을 위해 김태연까지 스크린을 세팅하면서 곧바로 2대2가 이뤄진다. 김태연의 스크린에 신이슬이 제대로 걸린 것이 보인다.

 

4. 김태연을 막던 김태연이 결국 스위치로 김진영을 막고, 김진영을 막던 키아나 스미스가 김태연을 막게 된다. 이때 왼쪽 사이드의 움직임을 주목하자. 이경은은 구슬의 핀다운 스크린을 받아 윙으로 올라가면서 왼쪽 베이스라인을 비운다. 위크사이드에서 헬프가 올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5. 김태연이 큰 몸과 강한 힘을 활용해 키아나 스미스를 밀어내는 실링(sealing) 동작으로 페인트존에 자리를 잡는다. 이때 이경은을 막던 이주연(파란색 원)은 페인트존 부근에 처지며 존 형태로 헬프 위치를 잡지만, 이경은과 구슬이 너무 위로 올라가 있어 김태연에게 도움 수비를 가기 쉽지 않다.

 

6. 김진영이 김태연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패스, 김태연이 골밑에서 이지 득점을 만든다.

 

 

코너를 비우는 미네소타의 2대2 게임

 

1. 미네소타 5명의 선수가 페인트존을 비우고 뿔 모양으로 공격을 시작한다. 혼 오펜스다. 

 

2. 왼쪽 엘보우 부근의 타운스에게 공이 가고, 탑에 있던 콘리는 오른쪽 코너로 내려가 루디 고베어와 함께 코너의 앤써니 에드워즈를 위한 스태거 스크린을 세팅한다. 스태거 스크린은 2명의 선수가 나란히 스크린을 세팅하는 것을 말한다.

 

3. 에드워즈가 스태거 스크린을 받아 탑으로 올라오면서 타운스에게 패스를 받았다. 오른쪽 코너에서 에드워즈에게 스크린을 걸었던 마이크 콘리는 왼쪽 코너로 이동, 오른쪽 코너를 비운다.

 

4. 오른쪽 코너가 비워진 채, 오른쪽 사이드에서 에드워즈와 고베어의 2대2 게임이 진행된다. 이처럼 한쪽 사이드에서 코너를 비워 스페이싱을 확보한 채 이뤄지는 픽앤롤을 엠티 코너 픽앤롤(empty corner pick and roll)이라고 한다.

 

5. 볼 핸들러인 에드워즈가 깊게 돌파, 이때 콘리의 마크맨이었던 카와이 레너드가 오른쪽 덩커 스팟에 남아서 베이스라인을 지킨다. 이로써 왼쪽 사이드에서 콘리, 맥다니엘스, 타운스 3명이 아웃넘버 상황을 맞이한 것을 볼 수 있다.

 

6. 이를 놓치지 않고 에드워즈가 왼쪽 윙의 맥다니엘스에게 패스, 클리퍼스가 곧바로 수비 대형을 정리하지만 아직 3대2 상황이다. 하든도, 폴 조지도 맥다니엘스에게 적극적으로 로테이션을 갈 수 없었고, 결국 맥다니엘스가 3점을 터트렸다.

 

<용어 설명>

혼 오펜스: 2명은 코너, 2명은 윙에, 1명은 탑에 서서 뿔(A) 모양을 그린 채 시작하는 오펜스를 총칭하는 표현

스태거 스크린: 2명의 선수가 나란히 서서 세팅하는 스크린. 볼 스크린과 오프 볼 스크린에 모두 사용되는 말이며, 2명의 간격이 보다 가까운 경우 더블 스크린이라고 더 많이 부른다.

엠티 코너 픽앤롤: 코너를 비운 채 전개하는 픽앤롤. 엠티 코너 픽앤롤이 전개될 때 스트롱사이드는 2명이, 위크사이드는 3명이 자리하게 된다. 엠티 코너 픽앤롤의 스페이싱은 수비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피스톨 액션: 공격에서 볼을 운반하는 선수가 다른 가드와 윙에서 핸드오프 동작을 가져가며 시작하는 모션 오펜스의 형태. 다양한 변형 패턴이 있고, 현대농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공격법 중 하나다.

실링: 등과 엉덩이를 활용해 수비수를 밀어내며 자리를 잡는 동작. 보통 페인트존에서 많이 이뤄지며, 실링 동작을 활용한 스크린을 실 스크린이라고 부른다.

 

사진 = 로이터, 이현수 기자, SPOTV 및 KBSN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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