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석하게도 스포츠와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부상 관리는 현대 스포츠에서 너무 중요하다. 부상 위험을 미리 줄이고, 부상이 발생한 후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것은 한 선수와 한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루키는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메디컬 리포트’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정형외과 임상조교수이자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 창원 LG 세이커스 필드 닥터로 활약하고 있는 김두한 교수와 함께 다양한 부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이번 시간의 주제는 내전근 부상이다.

질문 및 정리: 이동환
답변 및 자문: 김두한  

*본 기사는 루키 2024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Q. 먼저 내전근이라는 부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골반 쪽의 근육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듯 한데요, 내전근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위인가요?

A. 고관절의 내전근은 서혜부, 즉 고관절 내측부위에 존재하는 근육으로 치골근 (pectineus), 박근 (gracilis), 장내전근 (adductor longus), 단내전근(adductor brevis), 대내전근(adductor magnus)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장내전근이 가장 흔하게 손상되기 때문에 흔히 “내전근 손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고관절은 우리몸의 가장 큰 관절 중 하나이며, 회전운동을 하는 관절이기 때문에 많은 근육들이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 정형외과 의사에게도 복잡하며 까다로운 관절이라, 많은 분들에게 어렵고 생소하실 것 같습니다. 
 

Q. 내전근 부상은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지 궁금합니다. 농구선수들의 경우 내전근을 다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A. 내전근 부상을 알려면 내전과 외전 운동에 대한 이해가 우선입니다.

내전은 우리 몸 중심으로 팔다리를 가져오는 동작이며, 외전은 반대로 우리몸 중심에서 멀어지는 동작입니다. 고관절의 내전은 하체(다리)를 우리 몸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동작을 뜻합니다. 따라서 운동 중 킥을 하거나 하체를 이용한 방향전환이 많을 때 내전근 부상이 발생합니다.

농구의 경우, 사이드 스텝을 이용한 이동이 많이 때문에 고관절의 내전 및 외전 운동이 많은 스포츠입니다.

NBA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모든 고관절 관련 부상의 50%가 내전근 부상이며, 전체 선수의 1/5에서 내전근의 불편감을 경험하였다고 합니다. 또 다른 부상 메커니즘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발생합니다.

코트 바닥이 미끄려워 다리가 벌어지면서 넘어지게 될 때 고관절은 급격히 벌어지는 외전 자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 반대로 내전근이 과도하게 늘어나게 되면서 부상을 당할 수 있습니다. 부상 당시 상황은 내측측부인대 부상과 유사하시만 고관절에 체중이 실리게 되면 내전근이 다치는 것입니다. 

Q. 결국 근육의 한 종류인 만큼 부상 정도가 손상이든 파열이든 선수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는 1-2경기 결장으로 그치지만 어떤 경우에는 길면 두 달 이상 빠지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내전근 부상의 정도는 어떻게 구분하는지 궁금합니다.

A. 내전근의 부상 정도는 다른 근육부상과 마찬가지로 MRI를 이용하여 분류를 정합니다.

가장 쉬운 분류는 2017년 발표된 Serner 분류인데요. 0단계는 불편감은 있지만 MRI상 나타나지 않은 경우, 1단계는 근육의 부종반응만 관찰된 경우, 2단계는 근육 실질의 부분적인 파열이 있는 경우, 3단계는 근육의 완전파열이 관찰되며, 연속성이 소실된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분류는 다른 근육분류와 차이가 크게 없고, 치료 방향 및 복귀 시점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분 파열의 정도나 근육 부종의 정도를 cm 단위로 나누기도 합니다. 

 

Q. 지난 시즌 중에 르브론 제임스가 내전근 긴장으로 빠지는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내전근이 긴장되는 증상은 어떤 것이며, 어느 정도 기간의 관리가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A. 내전근의 긴장은 위에 말씀드린 분류의 0단계 또는 부종이 조금 관찰되는 경도의 1단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로 증상이 발생한 선수의 20%는 0단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때는 보통 2주가 지나면 통증과 불편감이 없어집니다. 이후 재활과정을 거쳐 4주 전후가 되면 정상적인 복귀가 가능합니다. 

NBA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한 내전근 부상 후 회복에 관한 연구에서, 평균 16일 & 7경기 정도의 결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킬레스나 십자인대 부상처럼 심각한 후유증 없이 내전근 부상 후에도 정상적인 퍼포먼스가 가능했습니다. 

 
Q. KCC 최준용 선수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전근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은 바 있습니다. 농구선수들 중 내전근 부상과 관련됐던 대표적인 케이스들이 궁금합니다.

A. NBA에서는 대표적으로 르브론 제임스와 제일런 브라운이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다행히 파열이 아닌 염좌가 진단되어 르브론은 5경기만 결장하였으며, 제일런 브라운도 2주 가량 지난 후 건강하게 복귀하였습니다.

조금 더 심한 부상으로는 파스칼 시아캄이 있습니다. 시아캄 같은 경우 코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외상으로 인한 부상으로 그 정도는 더 심각했습니다.언론 보도에 의하면 2주마다 MRI를 통한 재평가를 하였으며 결국엔 1달 이상, 총 11경기를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심한 부상은 올랜도 매직의 조나단 아이작선수입니다. 내전근의 완전파열 (3단계)로 지난 시즌 11경기만 뛰지 못하였지만 시즌 아웃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처럼 대부분의 내전근 손상은 정상적인 퍼포먼스가 가능한 부상이지만, 아이작 같이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파열은 매우 드물고, 재발율이 가장 높은 스포츠가 아이스하키 (22%), 농구(19%), 축구(18%)이기 때문에 복귀 후 퍼포먼스는 예상하기가 힘듭니다. 

 

Q. 앞선 질문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내전근은 골반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골반 불균형이 내전근의 수축 현상과 연관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내전근의 건강과 골반의 컨디션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 네, 말씀하신대로 골반과 고관절 관련 근육 그리고 코어 근육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골반 및 고관절을 중심으로 서로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코어근육과 고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쉬운 예가, 고관절에 강력한 굴곡 움직임을 담당하는 장요근입니다. 그림처럼 골반이 여러 이유로 인해 전방 불균형이 발생하면 장요근의 가동범위가 짧아지는 단축이 발생하게 됩니다. 근육은 이완 후 수축으로 관절을 움직이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미 단축이 되어 있으면 폭발적인 힘을 발생시킬 수 없습니다. 이러한 원리가 내전근에도 적용이 됩니다. 
 

Q. 일반인들은 폼 롤러를 활용해 내전근을 풀어주는 것도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내전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운동법도 궁금합니다.

A. 잘 알려진 내전근 부상의 위험 인자는 내전근의 근력부족, 지난 시즌 다른 부위 부상 과거력, 고관절의 가동범위 부족 등이 있습니다. 즉, 본 운동 전 단순 내전근의 폼롤링 뿐만 아니라 고관절의 충분한 가동범위를 확보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평소 하체 운동을 할 때 운동 밴드나 머신을 이용한 내전근 강화 운동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코어와 골반의 안정성 또한 고관절 주위 모든 근육 부상 예방에 필수적입니다. 

 

Profile
김두한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조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 의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관절경 수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12월부터 대한민국농구협회 의무위원으로 합류해 U18, U19 청소년 대표팀 팀 닥터를 맡았으며 2021년 FIBA U19 농구월드컵, 2022년 FIBA U18 아시아선수권에 동행해 선수들을 직접 관리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 학술 위원과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팀 주치의도 겸임 중이다. 2023-2024시즌부터는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의 필드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 로이터/뉴스1, KBL 제공, 김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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